Q) 그렇다면 광고계에는 왜 이렇게 비슷한 유사한 작품들이 많나요?

 

광고는 '인용의 예술'입니다.

광고에 있어 "표현적 유사성"은 피해갈 수 없는 숙명입니다.

광고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창조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들의 재조합을 통한 <재창조>이기 때문입니다.

"무에서 유"가 아니라 "유를 변형한 유"라고 할 수 있죠. ( 사실 전혀 무에서 창조된 유는 없다라는 전문가들의 해석이 있지만요. )

여기서 '음악'에서나 '순수 미술'에서의 오직 유일한 표현적 독창성은 대중 예술인 광고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가령 반 고흐의 독특한 붓터치라든지 모가수의 꺽어지는 창법 같은 고유의 스타일을 통해 광고를 만드는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광고에서의 아이디어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재조합"을 통한 "재창조"의 과정을 거칩니다.

 

 

한번 유심히 보십시요. 제 작품속에는 전혀 새로운 소재들이 없습니다.

다들 어디서 다 빌려온 것들일 뿐이죠. 빌려온 것들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듭니다.

계단에다가 산을 붙여 놓았습니다. 성냥에다가 생일케익을 붙여놨습니다.

산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산이고, 생일케익은 누구나 흔히 알고 있는 생익케이크 입니다.

 

대중 예술인 광고는 사람들에게 더 보편적이고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익숙한 소재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때문에

소재선택이나 그것들의 표현방식에 있어서 무척 제한적이고 한정적입니다.

빨간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따. 맛있는건 바바나 바나나는 길다. 길다 하면 딱 기차가 떠올라야지만 더 큰 공감을 얻어 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빨간것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사과를 쓸 수 있고, 긴것을 대변하기 위해 기차를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광고쟁이가 사과를 만들고 기차를 디자인 하는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사과와 기차라는 이미 존재하는 시각적 아이콘을 다만 빌려 따와서 쓰는 것입니다.

여기저기서 빌려 따서 쓰다 보니 불가피하게 표현적 유사성을 겹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그림을 가지고 언어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다 보면 표현방식 또한 무척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른바 '뒷북' 치는 광고가 자주 등장하게 되는거죠.

즉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이미지들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사적 표현들은 마치 누가 먼저 작품으로 옮기느냐? 나중에 옮기느냐? 단지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잘 찾아보면 현재에 방영되고 있는 광고물들의 아이디어도 이미 수십년전에도 그와 비슷한 아이디어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광고의 소재들과 수사법들은 다시 재창조 되고 패러디되고 리메이크되어 집니다. 마치 유행이 끝없이 돌고 돌듯이요.

*참고자료: 평범한 연필에다가 평범한 지우개를 붙여서 판 이 사람은 지금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아이디어 참 쉽죠?

 

 

 

 

*재창조의 또 다른 사례

 

 

표절의혹이라고 비교한 여러 작품들을 보면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표현방식(비주얼)은 비슷하지만, 광고주나, 광고의 메세지가 전혀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그럴까요? 이같은 경우, 같은 표현방식으로 다른 목적의 광고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표현방식이 비슷할지라도 이것은 표절이라든지, 똑같은 아이디어의 광고라고는 판단하기 힘듭니다.

 

"용도의 변경"도 창조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세기의 위대한 발명중에서는 이미 기존에 존재하는 것의 새로운 용도로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혹시 소 고름으로 수두 치료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전쟁 시뮬레이션에서 쓰던 프로그램이 전자오락으로 재탄생된 것을 아십니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각이 새로운 용도와 쓰임새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창조의 한 방법입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했나요? 한가지 이미지를 가지고도 수십가지의 다양한 해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 제가 "동상이몽"의 간단한 예시를 몇가지 만들어 봈습니다.

여기 찡그린 얼굴을 한 여자가 한명 있군요.

 

여기다가 후라시를 하나 갖다 붙여 보겠습니다.

 

 

여자가 찡그린이유는 눈이 부셔 보이는 거겠군요. 이건 후라쉬 광고군요.

여기다가 미국판 새콤달콤을 하나 갖다 붙여 보겠습니다.

 

 

 

여자가 찡그린이유는 너무 신맛이 나서겠군요. 이건 새콤달콤 광고군요.

여기다가 변비약을 하나 갖다 붙여 보겠습니다.

 

 

여자가 찡그린이유는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겠군요. 이건 변비약 광고군요.

여기다가 이번에는 치아 미백제를 하나 갖다 붙여 보겠습니다.

 

 

 

여자가 찡그린이유는 앞에 누군가 눈부신 이를 가지고 있어서 겠군요. 이건 미백제 광고군요.

여기다가 핫소스를 하나 갖다 붙여 보겠습니다.

 

 

여자가 찡그린이유는 무척 매워서겠군요. 이건 핫소스 광고군요.

여기다가 현장검증 치터스 DVD를 하나 갖다 붙여 보겠습니다.

 

 

여자가 찡그린이유는 쪽팔려서 거겠군요.

 

 

위에 보신 작품들은 한장의 같은 사진이지만 붙여지는 로고에 따라서 얼굴이 찡그려진 의미가 완전히 바껴버린 예입니다.

그리고 같은 이미지의 사진은 전혀 다른 내용의 광고가 되어 버립니다.

 

다시말해 표현은 같지만 내용이 달라진 셈이죠.

같은이미지를 다른 해석을 통해 다른 메세지를 말하고 있다면 그것은 또한 창조의 한 방법입니다.

"같은 대상을 다른 시각에서 본다." 이것이 가장 광고의 기본 원리이죠.

 

 

광고란 <같은 사물>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인용해온 이미지나 그 수사법이 표면적으로 비슷하다고 해서 섵불리 "같은 아이디어다. 내지는 배꼈다." 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나? 까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광고는 비슷한 표현으로도 수천 수만가지의 다른 목적을 위한 다른 메세지를 창출해 낼 수 있습니다.

 

나 이거, 강의료 받아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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